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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환경 낙관? 온난화 위험 간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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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3-08-31 14:59 조회2,0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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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환경 낙관? 온난화 위험 간과했다 


덴마크 국립환경연구소 소장이며 통계학자인 비외른 롬보르의 ‘회의적 환경주의자’가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1998년 덴마크어로 처음 나온 데 이어 2001년 영국 켐브리지대 출판부에서 영어판으로 출간된 이 책은 출간직후부터 기존의 환경비관론과 미래종말론에 도전함으로써 엄청난 화제가됐다.

찬사와 비판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덴마크 정부 산하기구인 ‘과학의 부정직 검토위원회’는 이 책에 대한 세 건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심사숙고끝에 올해 1월 다음과 같은 평결을 내렸다.

“의도적이라고 보이지는 않지만, 이 책은 과학적 부정직의 범주에 포함되며 결과적으로 바람직한 과학저술의 기준에 명백히 부합하지는 않는다.

” 물론 롬보르 진영은 즉각 반발했다.

인터넷 포털 야후에서 ‘Skeptical Environment(회의적 환경)’을 검색하면 무려 2만 2,000개의 사이트가 뜰 만큼 이 평결을 둘러싼 논쟁은 지금도진행 중이다.

770여 쪽의 본문과 각주, 참고문헌을 합쳐 무려 1,067쪽이나 되는 이 두툼하고 도발적인 책에 대해 이필렬 한국방송대 교수가 서평을 보내왔다.

이 교수는 과학사와 화학 전공 학자이면서 에너지대안센터 대표로 환경운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회의적 환경주의자’는 영어로 번역출간된 후 상당한 논쟁을 일으킨 책이다.

이 책을 통해서 롬보르가 지구환경과 인류의 삶에 대한 비관적 관점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이에 대해 환경과학자들과 환경주의자들이 들고 일어났기 때문이다.

중립을 자처하는 사람, 또는 환경주의자들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에게는 꽤 재미있는 구경거리였던 셈인데, 논쟁이 감정에 많이치우치지 않고 서로 과학적인 근거를 동원했다는 점에서 재미가 더했을 것이다.

나는 롬보르가 자신의 책에서 비판하는 폴 에를리히나 데이비드 피멘텔같은 환경 비관주의자는 아니다.

그렇다고 롬보르 같은 환경 낙관주의자도아니다.

두 부류 모두 극단적인 비관주의와 극단적인 낙관주의를 대변하는데, 이러한 태도는 자칫 냉소적인 허무주의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에를리히가 제3세계의 인구 증가를 막기 위해 강제력을 동원해도 된다는파시즘적, 인종주의적 견해를 펴는 것이 그러한 예에 속한다.

그렇다고 낙관주의자도 대책이 서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지구 온난화가 분명히 일어나고 있고 이로 인해 극단적인 기후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도, 그래도인류는 발전하고 있다는 식의 생각은 종국에는 파탄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롬보르는 과학자들의 지구 온난화 이론이 크게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온난화에 대해서 지금처럼 심각하게 논의하는 것이 더 문제라고 생각한다.

롬보르는 ‘교토협약’ 대로 하면 온난화를 막기 위한 재정투자가엄청난데, 이 돈이 제대로 쓰이는 것이 오히려 인류를 살릴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롬보르의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책임이란 측면에서 그의 생각은 커다란 결함을 지니고 있다.

책임의 철학자 한스 요나스는 “인류 전체의 운명과 관련된 사업에서는 단 한 번의 실수가일어나도 파국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에 실수가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고말한 적이 있다.

지구 온난화는 지구 전체를 대상으로 벌이는 실험으로일어나는 결과이다.

자칫하면 인류사회가 파탄으로 치달을 수 있다.

지구 온난화 실험이 인류전체의 운명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온난화 주장에 과장이 있을수도 있다.

낙관주의자들의 생각대로 어쩌면 별 일이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또한 온난화로 극단적인 기후현상이 점점 증가해서 갖가지 파괴적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이때 우리가 무엇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 롬보르는 온난화를 막는 데 돈을쓰는 것보다 제3세계의 가난을 퇴치하는 일에 돈을 투자하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말한다.

온난화의 결과에 대해서 낙관한다면 그 판단이 옳을 것이다.

그렇지만 온난화의 결과가 그렇지 않다면 인류 전체가 파탄을 맞게 된다.

요나스의 말을 따른다면 온난화 실험은 반드시 막아야만 한다.

롬보르는 본문만 800면에 가까운 이 책에서 에너지 문제에는 40면도 할애하지 않았는데, 여기서도 그는 화석연료나 우라늄 같은 에너지원이 고갈된다는 주장에 대해서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여러 가지 도표를 동원해서 에너지원이 고갈되려면 아직 멀었고, 우라늄은 아직 1만 4,000년이나쓸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태양에너지나 풍력 같은 재생가능 에너지의 가능성은 크게 낮추어서 이야기한다.

게다가 석유 고갈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많은 자원 전문가들의 연구결과는 거의 활용하지 않는다.

그는 다만 현재 생산되는 석유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많고 풍부하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할 뿐이다.

석유 생산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석유 지질학자들은 석유 생산이 곧 최대값에 도달하고 나서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실제로 보통 석유의 생산량은 2000년 이래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롬보르가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 풍력은 급격하게 증가해서 2002년에는 독일 전기 소비량의 5%를 공급했다.

풍력발전은 전세계에서 앞으로 수십년간 해마다 30%씩 증가할 것이다.

롬보르는 결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이 롬보르는 비관주의자가 된다.

재생가능 에너지에 대해서 그는 비관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는 결국 현재 상태가 계속 유지되기를 바라는 현상유지주의자일 뿐이다.

/이필렬 에너지대안센터 대표ㆍ한국방송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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