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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행정은 브리셀로부터 (환경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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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2-08-21 08:19 조회2,0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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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미래로] EU 행정수도 브뤼셀은…  (조선일보 2002.08.13)


지난 4월 유럽연합(EU)의 환경규제가 한국 수출제품에 최대 장애물로 등장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작년 기준으로 대(對)EU 수출의 72%(145억달러)에
달하는 수출상품이 EU의 환경규제대상이라는 것이었다. 한국의 주력 수출
분야인 자동차 ·전자· 정보통신 산업에 집중돼 있는 EU의 환경규제는 기술
투자를 위한 추가적인 원가부담을 유발함으로써  한국의 수출 경쟁력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EU 기준의 영향을 받는 것은 한국기업뿐만이 아니다. 미국기업들도
EU의 환경 및 소비자 보호 규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EU 시장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보다 더 엄격한 EU의 규제에 맞게 제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EU가 금지하고 있는 유전자 변형 품종을 재배하지 못하게 된
평범한  농민에서부터  마이크로소프트(MS)까지 거의 모든 산업이 EU의
사정권(射程圈)에 들어 있는 것이다.

EU 기준이 세계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분야는 환경과 소비자보호 분야에
그치지 않는다. 현재 표준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이동전화방식 등 첨단 정보
통신산업에서도 EU 표준이 세계표준으로 등장하고 있다.
세계표준을 선점하게 되면 EU기업들은 이미 단일표준으로 통일된 역내
시장을 발판으로 단기간에 가격 및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같은 EU의 영향력은 EU의 행정수도인 브뤼셀에서 시작한다. 브뤼셀에
위치한 EU 집행부가 EU 규제와 표준을 만들기 때문이다. 현재 3만1500명에
달하는 유럽관리(Eurocrats)들이 일하고 있는 EU 집행부는 1958년 출범한
이후 약 8만쪽에 달하는 규제를 만들어 왔다.  EU가 얼마나 힘있는 정부
인가는 전세계에서 몰려드는 로비스트를 보면 알 수 있다. 현재 브뤼셀에는
 1400개의 기업과 공익단체를 대표하는 1만여명의 로비스트가 활동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 DC의 로비스트 숫자가 1만6000명 남짓한 것을 고려하면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최근에는 방위산업·통신산업·제약산업 등 정부 규제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의 다국적기업들이 속속 브뤼셀로 유럽사업본부를
옮기고 있다. 브뤼셀의 힘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증거인 동시에 세계기준을
만드는 브뤼셀이 누릴 수 있는 경제적 혜택이라고 할 수 있다.

( 모종린(牟鍾璘) 연세대교수·2020 기획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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