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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 26000' 제정 눈앞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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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7-03-15 21:05 조회2,3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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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 26000' 제정 눈앞인데…뒷짐 진 기업들

[세계일보] 2007년 03월 07일(수) 오후 08:00 가  가| 이메일| 프린트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중심이 돼 추진 중인 ‘ISO 26000’ 제정이 머지않았는데 우리 기업들은 관심도 없고 대비도 하지 않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지난달 ISO 주도로 열린 ‘제4차 사회적 책임(SR) 총회’ 참석차 호주 시드니를 다녀온 우리 측 대표단 관계자는 “일본 등 경쟁국 기업들은 관련 국제회의에 적극 참여해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데 반해 우리 기업들은 무방비 상태”라며 우려했다.각국 정부나 기업의 투명성, 윤리성 등 사회적 책임에 대한 검증 기준으로 활용될 ‘ISO 26000’ 제정이 2년여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국내에서는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아 향후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영에 커다란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업을 비롯한 사회 각 조직이 갖춰야 할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 표준인 ISO 26000 기준을 총족시키지 못할 경우 각종 기업경영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ISO 26000 파괴력 크다=7일 업계에 따르면 2009년 제정될 예정인 ISO 26000은 강제로 이행해야 할 의무조항은 아니지만 국제입찰이나 기업 간 상거래 시 기본 자격 요건으로 자리매김할 공산이 크다.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IBM, 필립스, 소니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올해 안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중시한 통일 기준을 마련, 부품·자재 조달업체에 적용키로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들은 앞으로 아동 착취 여부와 노동법 준수, 화학물질 관리 등 40여개 평가 기준에 부합하는 납품업체만 상대한다는 방침이다. 게다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SR를 잘 이행하는 기업에만 투자하는 ‘사회적 책임펀드’ 규모가 수천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ISO 26000이 자금 조달 등 앞으로 기업경영에 미칠 영향은 막대할 전망이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들은 ISO 26000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제정 과정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스웨덴의 일렉트로룩스와 에릭손, 사브, 볼보 등은 자국의 ISO 26000 대응위원회에서 활동 중이고, 일본 정부나 재계도 자국의 이해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ISO 26000 제정 작업에 적극적이다. 지난달 SR 총회에서 특정 조직의 지배구조 관련 요건이 완화된 것도 경단련을 중심으로 한 일본 측의 입김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손 놓고 있는 한국 기업들=사정이 이런데도 전경련 등 우리 재계 단체나 기업들은 CSR 문제나 ISO 26000에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회공헌전략 컨설팅업체인 라임글로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유엔의 CSR 관련 국제협약인 ‘글로벌콤팩트’에 가입한 국내 기업은 한국전력과 우리은행 등 14개에 불과했다. 이는 미국(158개)과 일본(51개)은 물론 중국(67개), 태국(16개)에도 못미치는 것이다. 라임글로브 최혁준 대표는 “우리 기업들은 가입 수도 적지만 가입한 기업들의 SR이행 보고서가 단순한 기업홍보에 그치는 등 수준이 한참 떨어진다”고 말했다.

우리 기업들의 이 같은 태도는 ISO 26000이 반드시 준수하지 않아도 되는 지침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렇게 팔짱만 끼고 있다가는 큰코를 다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육근성 연구관은 “선진국 정부나 글로벌 기업들이 ISO 26000을 거래 전제조건으로 채택하기 시작하면 결국 구속력을 갖는 국제 표준이 될 수밖에 없다”며 “더 늦기 전에 우리 재계도 사회적 책임 표준 제정 작업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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