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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수출, 원高 넘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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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5-03-02 20:49 조회1,6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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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자동차 수출, 원高 넘으려면 


엄병윤 < 세원ECS 대표이사 회장 >
원화 환율급등으로 자동차수출이 벽에 부딪치고 있다.

지난 1년여 동안 경쟁상대국인 일본의 엔화와 EU의 유로화는 거의 소강상태인데
비해 유독 원화가치만 16% 가까이 올랐다.

그만큼 우리 자동차산업은 수출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잃게 된 셈이다.

자동차산업은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큰 만큼 수출경쟁력 상실에서
오는 파급 효과가 더욱 증폭되기 마련이다.

작년 극심한 내수침체를 수출로 커버,경제를 떠받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것도
바로 자동차산업이었다.

지난해 자동차수출액은 3백26억달러로 국내 총수출액 2천5백42억달러의 12.8
%를 차지했다.

이에따른 무역수지흑자 규모는 무려 2백84억달러.국내전체 무역수지흑자 2백98
억달러 대부분을 자동차산업이 달성한 셈이다.

또 제조업고용의 10%,생산의 11.1%,총세수의 18.2%를 차지할 만큼 경제 기여도
가 크다.

만일 자동차수출이 타격을 받게 된다면 그 여파가 전산업에 일파만파로 번져갈
것이 뻔하다.

연간 총수요 6천여만대에 비해 2천여만대의 만성적인 공급과잉 사태를 빚고
있는 세계자동차시장이 선진 자동차메이커들의 격전장이 된지 오래다.

그동안 일본의 닛산 등 많은 유명자동차메이커들이 이 혈전에서 쓰러져갔다.

그 와중에서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현대자동차는 쓰러진 기아자동차를
인수한 이후 선전을 거듭,세계무대에서도 승자대열에 합류했다.

현대차는 작년 미국 JD파워의 브랜드별 초기품질조사(IQS)결과 38개사 중 7위를
마크하고 EF쏘나타를 동급차종 1위에 올려놓음으로써 상위급브랜드 이미지를
굳혔다.

자동차수출을 주도하면서 작년 총매출 3백39만대를 기록한 현대기아차는 세계
랭킹 7위 메이커로 올라 국가위상을 크게 높였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의 유력지들은 새해들어 현대차가 미국과 일본 자동차메
이커들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고 다투어 보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도 총 자동차 판매대수 3백92만대 가운데 76%가 넘는 3백여만
대를 해외에 내다 팔아 내수부진을 보전할 계획이다.

그러나 원화급등이라는 복병을 맞아 전략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원고를 극복하고 당초 계획대로 자동차업계가 수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
본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80년대 중반 우리와 비슷한 상황에 처했던 일본자동차업계는 전력을 다해 경영
합리화와 기술력향상에 나섰고 그 결과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킴으로써 혹독한
엔고(円高)속에서도 '위기를 기회로'삼은 성공사례를 남겼다.

이러한 엔고의 위기를 겪지 않았다면 오늘날 세계시장에서 무적의 경쟁력을 자
랑하는 도요타자동차의 위세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수출 경쟁력의 최우선 기본요건은 품질이다.

최근 미국의 유력한 기관의 조사결과 소비자들이 향후 5년내에 자동차를 구입하
는 선택기준으로 품질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비나 안전,가격,기술수준은 후순위에 있다.

현대차가 세계시장에서 급성장한 것도 일관되게 추진한 \"품질경영\"의 결과다.

품질향상 덕에 작년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일본의 0.9%보다 훨씬 높은 5%의
가격인상을 하고도 수출량을 늘릴 수 있었다.

자동차 산업의 원고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노사화합 또한 중요하다.

연간 12조원의 순이익을 낸 도요타는 올해도 연속 4년째 임금동결을 하기로 노
사간 합의했다.

가동률저하를 가져와 수출기반을 흔들 수 있는 내수부진도 조속히 회복되어야
한다.

그것은 세제개편 등 특단의 조치를 동원해서라도 해결해야할 정부의 몫이다.

21세기 자동차는 최첨단 전기,전자,정보통신기술이 총동원된 \"달리는 생활공
간\"이다.

자동차산업은 선진국의 심볼이며 자존심이다.

경제대국이던 영국은 자동차산업을 포기,과거 영광의 빛을 잃고 있다.

미국도 최근 \"빅3\"의 부진으로 쌍둥이적자에 시달리는 등 경제가 순탄치만 않다
.

독일과 일본은 반대의 상황이다.

많은 나라들로부터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7위로 세계무대에 등장한 우리자동차
산업이 어떻게 이 위기를 헤쳐 나갈 것인가 국가적인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한국경제 2005.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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